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일
초등학생 때 게임에서 겪은 일이 오래 남아 있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과 그 사람을 비난하는 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들어가며
유명인이나 정치인의 단편적인 장면을 보고 그 사람을 단정하는 말을 종종 본다.
앞뒤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장면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충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나도 그런 말에 쉽게 고개를 끄덕일 때가 있다.
이럴 때마다 초등학생 때 어둠의전설을 하면서 겪었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에 눈물이 났다
게임 안에서 정치질을 당한 적이 있다. 어느 순간 주변 유저들이 모두 나를 욕하고 있었다.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온라인에서 만난,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었는데도 가슴이 뛰었다.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그때 처음으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일이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된 것 같다.
누군가가 한 장면으로 다른 사람을 규정하는 말을 들으면, 그때의 감각이 떠오른다.
싫다는 마음과 그 사람을 비난하는 말은 다르다
누군가가 싫을 수는 있다. 어떤 사람이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데까지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나는 싫다’고 느끼는 것과 ‘그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다르다.
후자는 내가 아는 범위를 넘어 다른 사람의 평판에 손을 댄다. 내가 본 것이 단편적인 장면이거나 남에게 들은 이야기라면 더 그렇다.
이건 악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일상에서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우리는 충분히 알지 못하는 사람을 꽤 쉽게 평가한다.
물론 잘못된 행동을 보고도 입을 다물자는 뜻은 아니다. 다만 내가 직접 본 사실과 그 사실에서 내린 판단은 구분하고 싶다.
마치며
처음에는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에 들여야 할 시간의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멋있어 보인다’는 말은 조금 가볍게 건네도 되지만, 누군가를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기 전에는 한 번 더 멈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긍정적인 말도 누군가의 신뢰를 보증하는 말이라면 확인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보다, 내가 아는 만큼만 말하고 있는가에 가까운 것 같다.
나도 이 기준을 늘 지키지는 못한다. 그래서 다음에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질 때는, 내가 본 것이 전부인지부터 다시 생각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