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쮼이. 그리고 그다음에 태어날 수도 있는 나의 자식들에게 첫 번째 편지를 쓴다.
첫 번째 문장을 쓰면서도 둘째가 생겨 이 편지를 본다면 '나는 계획에도 없었나?' 하고 섭섭해할까 걱정이 되네. 하지만 인생이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 너그러이 이해해주겠지? (셋째가 있다면… 셋째도 섭섭해하지 않길 바란다.)
아빠는 언제부터 했던 생각인지 뚜렷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렸을 적부터 먼 미래의 자식에게 꾸준히 편지를 쓰고 싶었어.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떤 좋은 글귀를 보며 '와… 이 사람의 인생을.. 난 이 한 줄로 획득하는 기분이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던 순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쮼이가 생긴 걸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어떤 부모가 될까?'를 많이 고민했어. 삶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아서.
부모는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옳은 길을 자식에게 말하겠지만, 그 길이 옳다는 것은 부모가 경험한 환경과 시대에만 성립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조언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찌 되었든 아빠도 삶의 경험을 통해 유리한 길이 무엇인지 터득했을 테니.
그래서 '조언'과 '강요'를 잘 구분하는 부모가 되고 싶어. 우선은 네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네가 생각하는 옳은 길이 있다면 그곳으로 향하는 너를 응원해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훌륭한 사람 되거라~"와 같은 말도 망설이게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마저도 강요가 아닐까 하는 지극히 소극적인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편지들에서 아빠가 하려는 말도 마찬가지야.
아빠가 경험한 환경과 시대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들려주는 것뿐이야. 네 길을 찾는 하나의 표지판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정답지는 아니라는 말이지.
내가 조언과 강요를 구분하려고 해도, 너는 엄마, 아빠가 살아가는 모습에도 영향을 받을 테니.
난 개인의 명예나 돈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이 편지는 네가 이런 말들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아마 사춘기를 넘긴 뒤에 건네게 되겠지.
그때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사랑한다~"라는 말을 쉽게 건넬 수 있는 유쾌한 아빠일지, 무뚝뚝하고 엄격한 아빠가 되어 있을지 모르겠네. 만약 후자라면 이 편지가 나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