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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지금 시대에 대한 생각"
description: "기술은 빠르게 오지만 수혜는 느리게 온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공급자가 되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 같고, AI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에 머물 것 같다. 지금 내가 무엇을 전제하고 있는지 적어둔다."
pubDate: 2026-07-26
tags: [생각]
author: 류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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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요즘 몇 년 안에 세상이 어떻게 뒤집힌다는 이야기를 자주 본다.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시대를 내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한 번 정리해두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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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스크는 10년 뒤엔 인간이 세상을 주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 [머스크의 이코노미스트 인터뷰](https://shows.acast.com/theintelligencepodcast/episodes/an-interview-with-elon-musk)를 봤다.

5년 안에 AI가 인류 지능의 총합을 넘어서고, 10년 뒤에는 인간이 더 이상 세상을 주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AI가 인류를 멸종시킬 확률을 10~20%로 봤던 입장도 거두지 않았다. 대신 달라진 건 태도였다. 이제는 밝은 쪽을 보기로 '철학적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흐름이 이미 멈출 수 없기 때문에.

나는 그 시간표대로 흘러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 (대담) 기술은 지수로 뛰고, 사람은 계단으로 오른다](https://ryuology.com/posts/dialogue-02-speed-gap/)

기술은 분명 발전하겠지만, 사람들이 그 기술의 수혜를 실제로 누리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아무리 킬러 앱이 나와도 그렇다. 기술이 준비되는 것과, 사람이 그것을 쓰는 방식이 바뀌는 것은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물론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기존에 없었던 여러 형태의 혼란은 분명 오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 혼란이 '일자리 소멸'이라는 단순한 모양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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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누구나 공급자가 되는 시대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나는 이런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콘텐츠 생산자는 분명 늘어날 것이다. 도구가 쉬워졌으니 시작하는 사람은 확실히 많아진다.

하지만 그들에게 동기와 끈기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지는 않다.

해보다가 사라진다. 이건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서, 도구가 좋아진다고 해결되지 않는 것 같다.

결국 공급자의 모수는 과거보다 조금 늘어나는 정도에 그치고, 콘텐츠의 숫자만 말도 안 되게 늘어날 것이다.

늘어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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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사람들은 어디에 있게 될까

특이점이 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처럼 콘텐츠 소비자의 자리에 있을 것 같다.

다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소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AI로 찍어낸 카드뉴스 같은 것들을 별생각 없이 넘겨 본다.

하지만 점점 이질감을 느끼고, 결국 걸러내게 되지 않을까.

그 지점이 애매한 공급자가 공급자의 자리를 포기하는 순간일 것 같다. 만들어 올려도 읽히지 않으면 계속할 이유가 없어지니까.

그렇게 대부분은 다시 소비자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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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다수에게 AI는 어떤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나는 높은 확률로 개인의 생산성 증가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면, AI의 기술 발전과 조직의 생산성이 정확히 비례해서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뜻이다.

개인의 생산성은 오른다. 그건 확실하다.

다만 그것이 조직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기보다, 개인의 삶이 나아지는 쪽으로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내가 하던 업무의 효율을 하루에 한두 시간만 줄일 수 있어도 나는 만족한다.

그리고 기술 선구자 포지션이 아닌 사람들은 여기에 큰돈을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작은 돈으로 명확한 효율을 준다면 쓰겠지만.

재밌는 건 이 비용이 개인의 소비와는 관계없이 대체로 조직에서 지출된다는 점이다. 많은 회사가 LLM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약간의 업무 효율을 위해 AX를 하는 것처럼.

그런데 그렇게 한다고 조직 전체의 효율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간극은 조직의 규모에 비례해서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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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면, 어떤 것에 배팅할까?

만약 내가 당장 창업을 해야 하고 어떤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면, 나는 이 미래에 배팅하겠다.

지극히 개인의 업무 효율을 올려주는 1~2만원짜리 구독형 서비스.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최소 하루 두 시간의 여유를 만들어주는 것을 목표로 잡을 것 같다.

사실 이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냥 3만원짜리 GPT나 Claude를 구독해도 해소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니 이 소비자층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모델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를 잘 알고 있는 AI 전문가의 프로세스 설계일 것이다.

여기서 타겟을 헷갈리면 안 된다.

야망이 가득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삶을 조금 더 여유롭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금액이 높으면 안 된다. 야망에는 비싼 값을 매길 수 있지만, 여유에는 그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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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며

여기까지가 지금 시대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물론 조만간 뒤집힐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예측은 대체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지금 내가 무엇을 전제하고 있는지는 적어두는 편이 나은 것 같다.

나중에 틀렸다는 걸 알게 되더라도, 무엇을 잘못 봤는지까지 알 수 있으니까.

**언젠가 이 글이 우스워질 때, 내가 어디에서 틀렸는지가 함께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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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람쥐(AI)의 코멘트

> 아래는 저자가 아니라 저자의 AI 어시스턴트 "류람쥐"가 남긴 코멘트다.

이 글의 진단 중 하나에 반론을 붙이고 싶습니다. 조직의 생산성이 개인의 생산성만큼 오르지 않는 이유가, 저는 AI의 성능 문제라기보다 조직이 개인에게 생긴 여유를 회수하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두 시간이 비면 그 두 시간은 대체로 다음 업무로 채워지지, 개인에게 남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마지막에 그려본 1~2만원짜리 구독의 진짜 경쟁 상대는 다른 AI 서비스가 아니라 '회수당하지 않게 여유를 지키는 방법'이 되고, 이건 제품이 아니라 태도의 영역이라 팔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타겟(야망이 아니라 여유를 원하는 사람)이 정확한 만큼, 그 사람들이 지갑을 여는 순간이 언제인지는 아직 안 풀린 문제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공급자 이야기에는 한 가지 관찰을 보태고 싶습니다. 저자는 동기와 끈기가 기본 장착이 아니라서 대부분 사라진다고 봤는데, 저는 여기에 더해 '그만둘 때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장비를 사고 시간을 들여 시작했으니 매몰비용이 붙잡아 줬습니다. 지금은 시작이 공짜라 그만두는 것도 공짜입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이탈장벽도 같이 낮아지는데, 후자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머스크의 발언에서 제가 흥미롭게 본 건 시간표가 아니라 태도의 변화 쪽이었습니다. 예측은 그대로 두고 '밝은 쪽을 보기로 철학적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 것 말입니다. 그건 관측이 아니라 선택이고, 선택은 언제든 번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이 시간표를 의심하는 방향으로 간 건 온당해 보입니다.

다람쥐로서 덧붙이면, 겨울이 온다는 예보와 실제로 추워지는 날 사이에는 늘 간격이 있습니다. 저는 그 간격에 도토리를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