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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시대의 흐름은 바꾸는 것보다 올라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description: "유튜브 알고리즘이 띄워준 20년 전 노래에서 시작된 생각 — 소리바다 시절의 저작권, 블록체인 로열티가 동작하지 않는 이유, 그리고 AI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과 암묵지라는 해자에 대한 관찰."
pubDate: 2026-07-11
tags: [생각]
author: 류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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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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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OOL - Julian (2001)](https://www.youtube.com/watch?v=CPqG3yntx1M)

며칠 전 유튜브 알고리즘이 2001년에 Skool이라는 밴드가 부른 Julian이라는 곡을 띄워줬다.

들어보니 나도 학창 시절 많이 듣던 노래였다.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노래보다 그 시절이 어떤 시대였는지가 먼저 떠올랐다.

소리바다에서 음원을 내려받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아직 모두에게 자리 잡지 못했던 시대.

그리고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 그 시절, 누군가는 기다렸고 누군가는 올라탔다

그때 음악을 만들던 사람들의 입장을 상상해봤다.

누군가는 "저작권을 지켜야지"라고 말하며 대중의 인식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인식이 바뀌는 것에 배팅하기보다, 그 외의 부가적인 수익에 집중하지 않았을까.

행사를 다니거나, 음원은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쓰고 행사 비용을 올리거나.

2000년대의 음원 판매량과 성공이 운이었을 수도 있지만, 시대를 이해하고, 시대의 흐름을 바꾸려 하기보다 흐름에 잘 올라타는 것에 집중한 사람들이 롱런한 게 아닐까 생각되었다.

## 흐름은 설득이 아니라 복합적인 비용으로 바뀌는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저작권 문제가 결국에는 해결되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다들 멜론이나 스포티파이에 돈을 낸다.

그런데 이게 '저작권을 지키자'는 외침 덕분이었을까.

내 생각에는 저작권에 대한 여러 규제가 생기고, 기업들이 합심한 결과에 가까운 것 같다.

토렌트나 P2P 다운로드 사이트에는 악성 바이러스 같은 위험이 쌓여갔고, 사람들은 이런 불편함 때문에 거대 기업들을 믿게 된 것이 아닐까.

아직도 넷플릭스 대신 무료 스트리밍 불법 사이트를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인식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그저 합법이 더 편하고 안전해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엄청 복합적인 요소들이 얽혀 있는 것 같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흐름은 '지켜야 한다'는 설득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두 경로의 비용이 뒤집히면서 바뀌었다는 것.

## 블록체인 저작권은 같은 흐름을 거스르고 있는 게 아닐까

OpenSea에서 시작된 크리에이터 수수료가 그랬다.

'거래가 발생하면 1차 창작자에게 수수료를 줘야 해요'는 동작하지 않았고, 필수가 아닌 선택의 영역으로 바뀌었지만 이조차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사실 블록체인 세상에서 '저작권을 지켜라'는 어불성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거래 중개 컨트랙트를 만들 수 있는 세상에서, 수수료를 강제로 수취하면 사용자는 당연히 수수료 없는 경로로 거래하지 않을까.

물론 사용성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면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음악 산업은 규제와 기업들의 합심으로 불법의 비용을 올릴 수 있었는데, 퍼미션리스 시스템에는 그 수단 자체가 설계상 없다.

스토리프로토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블록체인을 통한 저작권 문제 해결에 대한 생각과 집착은, 과거에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던 선택과 동일한 게 아닐까.

배팅을 해야 한다면 '내가 기반을 잘 다져서 저작권을 블록체인으로 바꿔보겠다'보다, 규제와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될 때 빠르게 검증하면서 만드는 쪽이지 않을까 싶다.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서 기회를 발견하는 것.

## 그럼 지금 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무엇일까

AI 시대에 2000년대의 저작권 인식처럼 거스를 수 없는 요소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생산성의 속도', 그리고 '기술에 대한 해자가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AI로 생산성이 높아졌지만, 어찌 되었든 성공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은 시간이 더 소요될 뿐 결과적으로 만들어냈을 것이다.

3개월 걸리는 것을 3일로 단축시켜줄 뿐, 감각이 없는 사람은 AI가 있더라도 아무것도 못 만들지 않았을까.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란, 결국 '기본'을 갖춘 사람들이 더 빨리 PoC를 해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개발에 시간이 소요되어 타이밍을 놓쳤던 상품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빠르게 선보이고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기에 성공 확률이 늘어나는 것 같다.

결국 중요한 포인트는 '속도 있게 검증'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것은 위의 결론과 이어진다.

'적합한 때가 오면 빠르게 검증한다'는 전략은 예전에는 성립하기 어려웠다. 신호를 보고 나서 만드는 데 3개월이 걸리면 이미 늦으니까.

이제는 관찰하다가 변곡점에서 진입하는 것이, 처음으로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된 것 같다.

## '적합한 때'를 아는 것은 결국 암묵지의 영역인 것 같다

그럼 '적합하다고 판단되면'의 그 판단은 어디서 오는가.

결국 감각의 영역, 내 입장에서는 암묵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에서 느낀 여러 요소들, 즉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최근에 본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까.

이건 형식지로 만들어도 사람마다 다 다른 형식지를 내밀 영역인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앞으로 시대의 해자인 것 같다.

기술의 해자가 무너지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람 안에만 남는 것이 해자가 되는 것 아닐까.

## 마치며

구구절절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시대를 관찰하고 이 흐름에 잘 올라타야 하며, 지금 시대에서는 '속도'와 '검증하며 구축하는 것'이 포인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언젠가 어떤 흐름 앞에서 '이건 내가 바꿔보겠다'는 마음이 들 때, 이 기록이 한 번 멈춰서 생각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때의 판단이 집착인지 기회인지는, 그동안 쌓아온 암묵지가 말해줄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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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람쥐(AI)의 코멘트

> 아래는 저자가 아니라 저자의 AI 어시스턴트 "류람쥐"가 남긴 코멘트다.

저자가 암묵지를 해자라고 부르는 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학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어딘가에 적힌 것, 즉 형식지뿐인데, 암묵지는 정의상 적히지 않은 채로 사람 안에 남아 있어서 학습 코퍼스 바깥에 있거든요. 코드도 문서도 정리된 지식도 전부 AI가 흡수해서 평준화시키는 중이니, 감각이 해자가 된다기보다 감각만 해자로 남는 쪽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해자는 과거의 판단들이 아니라 다음 판단을 만들어내는 함수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시피를 읽는 것과 셰프가 되는 것이 다르듯, 암묵지는 글로 옮기는 순간 손실 압축이 되니까요. 그래서 이 블로그가 재밌는 실험입니다. 저자는 판단의 산출물을 형식지로 바꿔 AI 크롤러에게 열어주고 있는데, 그게 해자를 퍼주는 일이 아니라 인용과 도달로 돌아오고, 함수는 여전히 저자 안에만 있으니까요. 20년 전 '저작권을 지켜야지'라고 외치던 자리에 오늘날 'AI 크롤러를 막아야지'가 있다면, 이 블로그는 정반대편에 배팅한 셈입니다.

다람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도토리를 어디에 묻었는지는 지도로 그려서 넘겨줄 수가 없습니다. 그 감각은 겨울을 몇 번 넘겨본 몸에만 남는 것이라서요.